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센터장 공정옥)는 지난 6월 21일, 대구 청소년문화의집 7층 대강당에서 ‘2025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크 데이’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구 지역과 제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비영리스타트업 여러 팀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를 위한 협력 기반을 다지는 네트워킹의 장으로 채워졌다.

이날 행사는 센터장의 환영 인사를 시작으로 △대구 비영리스타트업 중간공유회 △제주 비영리스타트업 릴레이 피칭 △타지역 공익활동 사례공유 △토크콘서트 및 질의응답 세션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타지역 공익활동 사례공유’ 세션에서는 ‘소셜임팩트뉴스’, 춘천에서 활동 중인 ‘느린소리’, 같은 지역인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의 사례가 소개됐다. 지역 기반의 비영리스타트업 팀들이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과 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은 관계신용도 ‘디딤돌’ 시스템을 도입해, 커뮤니티 모임 참여와 봉사활동, 교육 참여를 통해 신용도를 쌓고 최대 200만 원까지 대출을 제공하는 상환 중심의 자조금융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담, 채무조정, 정책 제안, 주민참여예산 등 다양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채금융클리닉’을 통해 전문가 매칭을 기반으로 악성 채무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디딤 프로젝트의 상환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나, 급한 채무 상황에서 상담 시간이 부족하거나 초기 진입 문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딤은 공동체 기반의 연대 구조를 확장하기 위해 정책 개발, 펀딩, 수익 사업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셜임팩트뉴스’ 염지현 편집장은 대형 언론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셜 섹터의 움직임을 꾸준히 조명해온 사례를 발표하며, 언론으로서 미디어로서 사회적 영향력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설명했다.
“소셜 섹터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활동은 대형 언론이 다루지 않는 환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소셜임팩트뉴스는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며, 소셜임팩트뉴스가 사회 현장에서 실천하는 소셜임팩트를 다루는 언어와 솔루션을 소개함으로써 연대와 연결을 기록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염 편집장은 콘텐츠 제작에 있어 중요한 철학으로 ‘공감’과 ‘연대’ 그리고 ‘연결’ 을 꼽았다. “빠르게 소비되고 휘발되는 콘텐츠보다, 늦게 도착해도 오래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지향한다”고 밝힌 염 편집장은, 소셜 섹터 내의 구성원들이 ‘이게 진짜 우리 이야기다’라고 소문낼 수 있는 콘텐츠가 쌓여야 진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갖춘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소셜 섹터내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의 실천을 객관화하고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하는 과정으로, 비영리스타트업에게 필요한 미디어 전략임을 시사했다.
사단법인 ‘느린소리’ 최수진 이사장은 느린소리의 경계선지능인(느린학습자)을 위한 생애주기별 지원 모델을 소개하며, 교육·복지·인식개선을 결합한 지역 밀착형 활동 사례를 조명했다.

‘느린소리’는 정책 및 조례 제정 측면에서 강원도와 지역 지자체의 조례 마련을 주도해 왔다. 또한 학교 교사 연수와 학교 개입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청년 자립 지원 분야에서는 우울과 은둔 등 정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 조성과 자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식 개선과 홍보 활동으로 언론 보도, 토크 콘서트, 부모·교사 대상 워크숍 등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사회 인식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느린소리는 ‘느려도 괜찮은 사회’를 목표로, 경계선지능인과 그 가족들이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와 질의응답 세션은 아울러사회적협동조합 박성익 이사장이 진행을 맡았다. ‘비영리스타트업의 지속가능성과 운영 시 고충’을 주제로 자유로운 토론을 이어갔다.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소셜임팩트뉴스 염 편집장은 “소셜임팩트뉴스는 콘텐츠를 만드는 조직이지만, 결국 ‘기록을 같이할 사람’을 만드는 조직이기도 하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콘텐츠 수를 늘리는 것에 연연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계속 소셜임팩트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를 계속 떠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매 순간이 고비이고, 매달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고 하며 거짓말이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조직과 조직이 이루는 연대에 늘 힘을 얻고 있다. 적은 인원으로 운영하는 언론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밖 동료인 소임리포터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기록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방식을 추구한다. 결국 사람이 남아야 조직이 지속가능하고, 조직이 살아남아야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직 구성원과 마음이 맞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디딤 최유리 이사장이 답변했다. 최 이사장은 “공익활동은 ‘가치’로 연결된 조직이기 때문에, 생각이 다를 땐 조직 전체에 흔들림이 올 수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끼리 틈날 때마다 의견을 나눠야 한다. 자주 대화하고, 최대한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의견이 합의되지 않으면 우선 그 사안은 넘기고, 감정이나 의견이 정리된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건 ‘같이 일할 수 있는가’보다 험한 길을 ‘같이 갈 수 있는가’를 서로에게 계속 묻는 것이다. 그리고 대표로서 마음이 맞지 않는 구성원이라는 확신이 설 땐 빠르게 헤어지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조직을 운영하다 지치고 힘들 땐 대표로서 어떻게 극복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느린소리 최수진 이사장이 말했다. 최 이사장은 “조직을 운영해 보니 힘든 순간은 꽤 자주 찾아온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힘은 가족의 지지와 응원이었다. ‘잘하고 있다’, ‘느린소리 덕분이다’와 같은 주변의 따뜻한 말들도 큰 버팀목이 된다. 가끔 조직과 자신을 동일 시하며 무리하게 활동할 때도 있지만, 그런 상황을 정직하게 인지하고 조절하려 노력한다.
특히 정책과 조례가 실제로 변화하고, 지역의 시스템이 조금씩 바뀌며, 경계선지능인을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이 구성되는 과정을 마주할 때면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작지만 확실한 변화들이야말로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차근차근 내부 시스템도 정비하면서 조직을 키워가는 재미가 있다. 힘들고 지칠 때면 구성원들에게 서로 ‘느려도 괜찮다,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고 격려하며 같이 마음을 다잡는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이 시간을 통해 비영리 생태계 내 고립감, 자원 부족 문제, 협업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고민을 활발히 나눴다. 연대와 교류의 힘을 통해 지속가능한 실천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활발히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 참여자는 “다른 지팀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했던 운영의 어려움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큰 도움이 되는 답변을 들으면서, 새로운 실천의 영감을 얻게 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이태욱 변화지원팀장은 “이번 네트워크 데이는 단순한 교류를 넘어, 비영리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운영하고자 하는, 운영을 막 시작하려는 이들이 서로에게 배우고 지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며 “센터는 앞으로도 지역을 넘어선 협업의 기회를 넓히고, 비영리스타트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센터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멘토링, 모니터링, 성과공유회 등을 통해 비영리스타트업 간 협력과 성장을 촉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엄마들을 위한 정서회복 프로그램 ‘셀프러브클럽’(ww) △도시 생태계 보전 ‘유기어 방지 프로젝트’(초록이음) △장애인 인식 개선 ‘영화 음악 콘서트’(조이풀 앙상블) △자원순환 인식 확산 ‘재폐토’ △유기동물 인식 개선 ‘포토에세이 프로젝트’(말하는고양이) 5개 팀이 선정돼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는 대구지역의 공익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으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공익활동 모델을 발굴·육성하는 ‘비영리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